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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교제

 

우리 반 아이들...


*하나

 4주 전쯤의 주일 풍경. 초등부 예배를 드리고 분반공부하러 우리 아지트로 들어간 직후 우리 반 친구들 뭔가가 다르다.

갑자기 너무 수선스럽고, 숨바꼭질하듯 책상밑으로, 문뒤로,말씀이 아니다.

갑작스런 행동이고, 또 그 나이 또래들 집단행동이니 이해가 되긴 하는데 말씀이 영 아닐 뿐 아니라 기분이 묘해진다. 바르게 앉자는 교사의 이야기도 소용없고 잠깐동안 아이들 전체가 공황상태다. 그럴 땐 그냥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조금 여유시간을 줘야 하는데 기분이 영 찜찜하다. 이놈들...어떻게 6학년답게 가르친담?

남학생들 특유의 뻔뻔함과 장난끼가 도를 넘친다.

 

*둘

다음주얘기. 눈치를 슬금슬금보며 장난이 시작된다. "00 잠깐 일어나 볼래?" 

"왜요?" " 너는 밖으로 나가라!" 이해를 못하는 짜식이 이상하다는 듯 날 빤히 본다.

그 때를 놓칠 수는 없겠고 얼른 말고삐를 쥐었다.

선생님은 준비된 사람만 가르치거든... 너는 남에게 피해를 주니 나가거라!!

그러자 억울한 듯 녀석이 한마디한다. "선생님, 나만 나가면 쪽 팔리쟎아요.."

그래서 뼈 있는 잔소리가 시작됐다.

"내가 너희들을 사람으로 대접할까, 아니면 짐승취급 해 줄까?"  뭔가 심상찮음을 눈치 낸 녀석들이 바르게 앉는다. 너희가 6학년답게 행동하면 사람대접하겠지만 그게 아니면 짐승취급하겠다고...강아지에게, 원숭이에게 아무리 좋은 걸 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카드는 너희들 손에 있으니 너희들 스스로가 결정하라고...그래서 그 날은 그렇게 1단계 잔소리로 끝났는데...

 

*셋

지난 주 . 그 전 주의 초등부 소풍 행사로 해이해져 있을 녀석들을 생각하며 2단계 교육을 생각했것다. 눈치를 보며 8명의 사내애들이 앉아 있다.

오늘은 집단 상담이다. 내 자식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아들이 여덟살쯤이었을 때 얘기. 집에서 기르던 양순이란 개에게 밥을 빼앗긴 얘기. 지금은 일곱살된 딸을 가진 40이 다 되어가는 아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밥투정과 떼를 쓰던 그 때 밥먹기 싫으면 그만 두라고 야멸차게 밥그릇을 빼앗아 양순이에게 다 쏟아주고 한 끼를 굶긴 얘기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았것다.

그리고는  시작. 지금부터 너희들 10년후를 그려보자. 대충 놀면서, 대충 공부하면서 그렇게 지내다가 대학을 다니거나, 군대를 가거나 그럴텐데 그렇게 아무 의식없이 놀고, 장난치고, 축구만 하고, 그럴 경우 그 다음 누가 너희들을 밥먹여 줄까?

그리고 20년 후 너희들. 너희 부모님 세대가 직장을 나오시거나 일 자리를 놓치거나잃을 경우 너희가 지금처럼 이렇게 대충대충 살다가 밥은 누가 먹여 줄 것이고 부모님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그 때쯤 되면 청장년층은 별로 없고 노인세대만 많을텐데 그렇다면 이 나라는 누가 책임지고 운영을 할 것인지 대답해보라고... 당장 먹고 사는 문제부터가 만만치 않은데 아무 준비없이 어쩔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그렇게 다그치니 아이들이 안됐다. 입다물고 앉아 있는 녀석들에게 그래서 한 마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내가 살려고 하면 만만치 않지만 그래서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고 하나님 원하시는 대로 살면 길이 보이는 거라고...하나님께 사정을 아뢰고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바라는 거라고. 그 뜻을 알고 내 사정을 아뢰고 하나님 뜻을 순종하는 걸 기도라한다고...그런데 너희들이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선생님 말씀도, 부모님 말씀도 안 듣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 말씀을 들을 수 있겠느냐고...

또 하나님 뜻을 알았다 한들 너희가 행동으로 순종할 수 있겠느냐고...

어쨋든 그 날은 그렇게 기죽어 하면서 녀석들이 집으로 갔고...

 

*넷

우리 속 권사님들과 주일학교 문제를 놓고 함께 기도하고 계속 기도를 쉬지 마시라고 부탁을 하고...그런데 왜 녀석들이 이쁘지?

분명 문제는 산더미인데 녀석들 생각만해도 기특하고 이쁘고...

맞다. 하나님도 우리가 그러실테지? 앞뒤도, 좌우도 분변못하는 우리가 불쌍하구 안됐어서 더욱 더 사랑하시는 걸테지?

내가 뭔가는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 하나님 마음을 알았으니 너무 과민반응 하지말고 하나님 마음으로 아이들 하나하나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실지 기다리면 되는 것을...그게 기도고 응답인것을...

우리 반 열세명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를 그렇게 하나님께 아뢰고나니 마음이 하늘을 나는 것을...하나님 고맙습니다.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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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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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반 아이들...
  • 2011-05-19
  •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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