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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교제

 

하나님은 낮잠중


아는 분이 전화를 하셨다.

무슨 일만 있으면 한참씩 얘기를 하시곤 푸념처럼 불평을 늘어 놓으신다.

왜 내게 이러실까?

처음엔 마음이 안쓰러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고 위로해 드리고 누구에게나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지나면서 보니까 그 다음날이면 벌써 여러 사람이 그 내용을 아시고 ... 말이 지구를 세바퀴는 도나보다.

그 후론 대충 들어 드리고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니 않았다기보다 아예 귓등으로 들었는데, 그러면서도 미안하지도 않았는데..........

그제는 달랐다.

정말 힘들어 보였고, 도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맛있는 저녁을 사 드리고 힘내라고 위로해 드리고 좋으신 하나님이 우릴 이렇게 놔 두시는건 다듬어 가시는 중이라고 힘잃지 말자고....그랬는데 또 허당이다.

습관적인, 괜한 노름에 또 놀아난 기분이다.

아침에 QT를 하는데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주님과 그 친구들얘기다. 말씀을 읽고 또 생각하고 기도하는데 갑자기 그가 아니라 내가 영적인 중풍병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너 연약한 자는 어떻게 해야 하지?' '부족한 자는?' '허물이 있는 자는?'

네가 건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연약한 자를 도와야 하지 않니?  부족한 자는 네가 채워야 하지 않니? 허물이 있다면 네가 덮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아무리 아니라고 도리질을 해도 그 물음은 맞는 물음이었고 난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 죄송해요. 할 말 없는 난 그냥 마음으로 죄송하달 수 밖에...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이렇게 고민하고 죄송하다고 해도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다섯살 어린 아이가 두 주먹을 등 뒤로 가리고 아무 것도 없다고 엄마한테 말할 때 웃음으로 보시는 엄마처럼.......

나 지금 낮잠 자는 중이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 놀거라.

하나님이 내게 찡긋 싸인을 보내시나보다. 나 미안해 하지 말고 이제부터 주님의 마음으로 생각하라고 슬쩍 넘기시는걸까...

가끔 눈감아 주시며 날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오늘은 더 멋있어 보인다.

하나님, 오늘도 세상에서 멋있는 그리스도인이 될께요......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조회
  • 1
  •  하나님은 낮잠중
  • 2011-01-06
  • 이영희
  •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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